당신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기 전날, 인스타그램에서 맛집을 검색해 요즘 핫하다는 파스타집을 알아봐두었습니다.
다음날, 친구와 약속장소에서 만났습니다.
빨리 음식점에 들어가서 못다 나눈 이야기를 나누자며, 어제 봐두었던 파스타집으로 향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맛집이 아니랄까봐 맛으로나 분위기로나 최고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예쁜 카페로 가 인생샷도 건지고, 신나게 수다도 맘껏 떨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에 또 만나자는 기약과 함께 헤어졌습니다.
너무나도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이죠?
그런데 당신이 장애인이었다면, 과연 오늘 하루가 평범하고도 행복한 일상이 될 수 있었을까요?
WHAT
- 우리가 해결할 지역 문제가 무엇인가요?
장애인들은 항상 가는 곳만 갑니다.
‘갑니다’ 보다는 ‘갈 수 있습니다’ 라는 표현이 어울리겠죠.
방금 상황으로 돌아가볼까요?
이번에는 장애인인 당신이 큰맘먹고 평소에 가는 식당이 아닌,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파스타집에 도전하기로 합니다.
파스타집으로 가는 길이 상당히 당신에게 불친절했지만, 어찌저찌 가게 앞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가게로 들어가려하자 계단이 당신 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상태이기에 전혀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아름답게 꾸며놓은 가게 내부 사진뿐이었기에 이런 계단이 존재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죠.
결국 당신은 왔던 길을 다시 힘겹게 되돌아와 항상 가던 칼국수집에 갑니다.
오늘 파스타 한 번 먹어보나 싶었더니 역시 무리였네요.
이렇게 비장애인에게는 행복한 하루였지만, 장애인에게는 힘겨운 하루가 되고 만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장애인에게는 비일비재합니다.
그저 평범한 남들처럼 맛집에 가서 음식도 먹고 카페도 가서 커피도 마시며 수다도 떨고 싶었는데, 그게 그렇게나 힘듭니다.
‘장애인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선물해줄 수 없을까?’
거기서 시작했습니다.
HOW
- 이러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가게마다 배리어 프리를 설치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던 와중,
스타트업 기업 ㈜소리엔의 이승욱 대표님이 한 가지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어플을 만들어서 데이터를 공유하면 어떨까요?”
장애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요즘 추세에 상당히 적합한 제안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소리엔에서 앱을 개발하고, 한국뇌연구원 측에서 유지·보수를 맡았습니다.
또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역할은 어플의 사용자인 장애인분들이 직접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무장애가게 어플 ‘FLAT’이 탄생했습니다.
핸드폰 GPS를 켜면 주변에 있는 무장애가게, 무장애편의시설, 저상버스, 임산부·영유아시설들이 한눈에 보이게 됩니다.
물론 카테고리 별로 간편하게 볼 수도 있구요.
보는 것 뿐만 아닌 직접 평점을 매기거나, 제보도 가능합니다.
<내 주변 무장애 가게> <가게 내부 상세 정보>
가게를 눌러 내부 상세 정보를 클릭하면, 경사로설치, 입석테이블, 승강기설치, 장애인화장실, 장애인주차장 여부까지 알 수 있답니다.
이제 장애인들은 항상 가던 가게만 갈 필요가 없습니다.
FLAT 어플 하나만 있으면 새로운 가게도, 새로운 지역도 가볼 수 있거든요.
GOAL
- 우리가 만들 변화에 대하여 설명해주세요.
본 의제는 먼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항상 장애인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 지지해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결국은 장애인이라는 대상을 상당히 수동적인 존재로 비춰지게 만들죠.
하지만 본 의제에서는 다릅니다.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수집활동의 주체가 바로 장애인이에요.
더 이상 보호해줘야 하는 대상으로만 비춰질 것이 아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능동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됩니다.
꾸준히 언급했다시피 장애인은 상당히 이동에 대한 욕구가 강한데도 불구하고 현 상황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비장애인은 순식간에 다른 곳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지만, 장애인은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조차 반나절이 걸리지요.
그런 교통약자의 자리에 위치해있는 장애인에게 무장애가게 어플은 상당히 유용할 것입니다.
일일이 전화를 해 물어본다던가 하나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는 수고로움을 덜고, 새로운 가게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그런 불상사도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FLAT’이 있으니까요.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 프로그램 등은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정책을 제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장애인입니다.
그렇다 보니 유명무실한 성격을 띠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장애인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나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문제들은 그대로 산재해있는 상태죠.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이 직접 만들어가는 ‘FLAT’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장애인들은 대단한 삶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인생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남들보다 조금 어렵다는 거지만, FLAT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FLAT 다운받기
(아이폰) bit.do/flat-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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