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대부분은 약 8세부터 19세까지 평일 대부분을 쭉 학교에서 생활했을 겁니다.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시절에는 방학이 시작되더라도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았겠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교에 있다 보니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겁니다.
‘아, 학교 그만두고 그냥 놀고 싶다!’
그런데 과연 학교를 그만 두면 학기 중이던 방학 중이던 자유롭게 놀 수 있을까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일명 학교 밖 청소년에게 현실은 자유롭게 노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WHAT
- 우리가 해결할 지역 문제가 무엇인가요?
‘학교 너머’ 대구 단체 소속의 이준기 씨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어느 여름날, 주말도 아닌 평일에 닫혀 있는 청소년 센터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라, 왜 문이 닫혀 있지?’
왜 문이 닫혀 있었을까요?
바로 방학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학교 밖 청소년은 방학 기간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현저히 적어집니다.
‘그럼 방학 중에 센터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거기서 이준기 씨는 시작했습니다.
HOW
- 이러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공간을 찾아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어보니 생각할 것이 많아졌습니다.
먼저, 청소년 시설을 이용하는 것 자체에 아직까지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설에 가게 되면 항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랐습니다.
정작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는, 그런 쉼터가 필요했는데 말이죠.
게다가 기존 시설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지도가 저조한 상태였습니다.
이렇다보니 프로그램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시설 이용률은 상당히 낮았답니다.
그래서 공간이용허가, 인식, 청소년들의 흥미, 인지도 등을 따져보니 한 군데가 도출되었습니다.
방학동안 항상 공간이 비어있고, 청소년이 거길 가더라도 부정적인 시선이 따라오지 않으며,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고, 인지도 또한 높은 곳.
바로 대학이었습니다.
대학이 그저 현 교육시스템의 최종단계를 밟는 교육의 장으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사례는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대학의 ‘지역공헌’ 의무를 관련법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구요.
그렇기에 대학과 학교 밖 청소년의 만남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속적인 논의를 거치면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여가 프로그램, 진로탐색 프로그램, 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학교 밖 청소년들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기로 했습니다.
먼저 여가 프로그램은 상하반기 대학 문화 탐방과 대학생과 함께하는 대학투어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했습니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은 진로탐색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컸는데요.
2018년 기준, 여성가족부의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려 학교 밖 청소년 75.5%가 학업·진로탐색에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태조사에 발맞추어 나머지 프로그램을 대학 전공 탐방, 진로상담 등의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검정고시 지원, 수학능력시험 지원 등의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제시되었습니다.
GOAL
- 우리가 만들 변화에 대하여 설명해주세요.
본 의제 실행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중단 후 겪고 있는 어려움의 대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2018년, 여성가족부 제공)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동하면서, 결여되어 있었던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사회적 소속감이 증대될 것이며, 불안했던 정서가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진로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비전을 수립하고 어쩌면 진로를 찾게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이준기 씨가 처음에 품고 있던 의문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방학이 되면 갈 곳이 없던 학교 밖 청소년들은 더 이상 어디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지요.
대학의 측면에서도 대학이라는 공간 자체가 대학생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지역민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며,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아이디어 구체화까지 마무리했지만, 안타깝게도 본 의제는 논의 선에서 마무리되어야 했습니다.
대학의 유휴공간을 학교 밖 청소년에게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신선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학의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방학이라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열린 공간이 아닌, 대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폐쇄된 공간이니만큼 본 의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는 상당히 뛰어났기에, 다음 해인 2020년,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지원 의제를 실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비록 직접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의제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실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좀 더 리모델링하여 결국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